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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 - 이온음료보다 2% 더 청량한 정은채의 재발견] 엘르걸 2011년 1월호인터뷰 2019. 1. 26. 07:16
이온음료보다 2% 더 청량한 정은채의 재발견
2% 부족하다는 이온음료보다 청량한 건 그 CF의 주인공 정은채였다. 여주인공으로 분한 영화 <초능력자>의 성공과 두 번째 영화 <플레이>까지 크랭크업한 그녀의 상승세.EG 센트럴 세인트마틴스 예술대학 휴학 중인데,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았나요?
그렇기도 했지만, 이 학교에 다니다 보니 패션 잡지나 컬렉션을 챙겨 보는 편이에요. 빈티지나 독특한 디자인의 옷도 좋아하는데 오늘은 예쁜 옷 입을 테니까 편안한 차림으로 왔어요.
EG 성격이 털털해 보이는데, 친구도 많을 것 같아요.
중학교 때 영국으로 유학을 가는 바람에 한국 친구들이 많이 없어요. 고향도 부산이라 서울엔 더욱 없고요. 몇몇 친한 친구들하고만 연락해요.
EG 연기자가 되기 위해 귀국했을 때, 일면식도 없는 한양대 연극영화과 최형인 교수를 무작정 찾아갔다고 들었어요. 독립적인 사람이구나 했죠.
막연히 연기자가 되고 싶어 서울에 왔는데,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랐어요. 영화 잡지에서 우연히 최형인 교수님 인터뷰를 읽었고, 유명 배우들의 스승이니까 어떤 답이든 얻지 않을까 싶어 찾아갔죠. 몇 차례 만남을 시도하다 교수님이 하시는 극단에서 뵐 수 있었어요.
EG 만나서 답은 구했나요?
다짜고짜 찾아온 날 보고 교수님이 당황하셨죠(웃음). 교수님은 외국 활동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굳이 한국으로 들어오려 하냐며 반대 아닌 반대를 하셨어요.
EG 그러게요. 학교까지 휴학하고 왜 귀국한 거죠?
유학 생활이 길어지면서 내 나라에 대한 그리움이 컸어요. 유학을 오래 하다 보면 그 나라에 흡수돼서 오히려 한국에 이질감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난 내 가족이 사는 나라가 편안했고, 이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EG 언제 처음 연기를 꿈꿨나요?
사춘기 시절, 영국의 엄한 기숙학교에 다니다 보니 영화에 대한 판타지가 있었어요. 나도 영화 속 그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었죠.
EG 그 시절 본 영화 중에 가장 강렬한 영화는 뭐죠?
이와이 슈운지 감독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요. 청량한 화면과 완성도 있는 구성, 나와 비슷한 또래들의 이야기에 굉장한 판타지를 느꼈죠. 지금도 영화 OST를 즐겨 들어요. 그때부터 꼭 연기자가 아니더라도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죠.EG 고등학교 때 연기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부모님 반대로 포기했다고 들었어요. 대학까지 가서 진로를 바꾼 결정적인 계기가 있을 텐데요.
늘 영화를 꿈꿨지만,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할 수 없이 접었죠. 하루는 대학 공부를 하다 왠지 여기서 멈춰야 할 것 같았어요.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잘한 일이든 아니든 내 의지로 선택한 거니까 만족해요.
EG 귀국하고 데뷔 전까지 힘들었죠?
연기자가 되려고 2년 전에 귀국했고, 지금의 소속사를 만난 지는 1년 됐어요. 그전에는 아무래도 불안했죠. 주어진 시간들이 자유로웠지만 소속감이 없으니까요. <초능력자>를 찍기 전까지 학생들의 작은 단편영화에 참여하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 내 역할은 무엇인지 공부하며 보냈어요. 그 시간을 잘 버텼기에 지금처럼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것 같아요. 사실 힘들었다 말할 것도 없어요.
EG 요즘엔 다들 일찍 데뷔하잖아요. 늦은 나이에 시작한다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공부도 하고, 다른 일도 경험한 뒤에 시작해서 오히려 다행인걸요. 적당한 나이에 데뷔한 것 같아요.
EG 최근 행복했던 일은 뭔가요?
<초능력자>나 어제 크랭크업한 <플레이> 촬영 내내 행복했어요. 연기하면서 캐릭터와 맞아떨어지는 희열도 느껴보고. 특히 현장 모니터할 땐 마냥 설레고 좋아요. 스크린이나 브라운관으로 볼 때와 느낌이 다르거든요.
EG 현장 분위기가 좋았군요. 어려웠던 점은요?
<초능력자>가 첫 영화다 보니 카메라 워킹이나 동선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애를 먹었어요. 공부하는 마음으로 모니터 보면서 ‘아, 이런 거구나. 이럴 땐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구나’ 느끼면서 많이 배웠어요. 앞으로도 마인드 컨트롤하면서 열심히 하려고요.
EG 처음과 달라지는 연예인들이 많아요.
‘스타가 되도 난 절대 변하지 않아’라고 장담할 순 없죠. 지금과는 다른 위치에 오른다는 것이 어떤 건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지금의 마음을 늘 상기할 거예요. 인지한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해요.
EG 인생 계획도 세워두었나요?
5년간은 연기에 푹 빠져 살 거예요. 여러 캐릭터들을 연기하며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겠죠. 그 후에는 어디론가 떠나지 않을까요. 그림을 다시 그리거나 중단했던 공부를 할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학문에 빠질 수도 있겠죠.
EG 영화 촬영도 끝났고, 연말은 어떻게 보낼 건가요?우선 영국에서 함께 공부한 일본 친구와 메이트 공연에갈 거예요. 본래 음악, 영화, 책, 미술을 좋아해요. 집에서 그림도 그리고, 공연과 전시도 즐겨 보러 다니죠. 이런 것들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이것들이 쌓여 연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영화가 종합예술이잖아요.
인터뷰 링크 <엘르 홈페이지>
동영상 링크 <엘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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