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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 손더게스트 종영인터뷰] 일문일답 형식 모음인터뷰 2019. 2. 11. 01:17
기자님들의 드라마 부연설명에 있어서 조금의 임의 수정이 존재합니다.
[인터뷰①] '손 더 게스트' 김동욱 "시즌2 해달라는 말만으로 행복" <일간스포츠링크> <네이버뉴스링크>
[인터뷰②] '손' 김동욱 "김재욱과 브로맨스, 예상 못한 화제" <일간스포츠링크> <네이버뉴스링크>
[인터뷰③] 김동욱 "대체 불가 배우? 부끄럽지만 기분 좋아" <일간스포츠링크> <네이버뉴스링크>
이아영 기자
김동욱이 '대체 불가 배우'로 우뚝 섰다.
배우 김동욱(35)은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에서 악령을 보는 영매 윤화평을 연기하며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극찬을 받았다. 박일도 때문에 가족을 잃은 분노와 죄책감, 그를 꼭 잡고야 말겠다는 열망, 그럼에도 매번 박일도 앞에 좌절하며 느끼는 절망감 등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했다. 김동욱의 열연은 '손 더 게스트'를 한층 입체적인 드라마로 만들었다. 공포물과 엑소시즘 스릴러를 넘어 인간애와 희생의 가치를 생각하게 하며 감동을 안겼다. 특히 마지막 회 박일도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그를 봉인하기 위해 바다로 들어가는 시퀀스는 김동욱이 아니라면 상상하기 힘들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김동욱의 열연에 힘입어 '손 더 게스트'는 OCN 첫 수목극이자 한국에서는 생소한 엑소시즘 소재인데도 4.1%(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영화 '신과 함께 1·2'(김용화 감독)부터 '손 더 게스트'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김동욱은 지금 만족하기보다 "내년을 더 에너지 넘치는 해로 만들고 싶다"는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종영한 소감은.
"후련하다. 마지막까지 너무 쉽지 않은 장면들이었기 때문에 이걸 무사히 다 끝냈다는 안도감과 후련함이 제일 크다."
-걱정이 많았는지.
"고민의 연속이었다. 모든 신이 어둡고 깊었고 감정신도 많았다. 모든 촬영을 마칠 때마다 '또 하나 끝냈다'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대본을 다 받고 시작하지 않는다. 뒷부분에서 인물이 어떻게 그려지고 어떤 마음과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행동을 어떻게 하고 될지 대본을 받기 전까지는 모른다. 끝나는 순간까지 시청자분들이 윤화평이라는 인물을 궁금해하고 연민, 동질감을 느끼게 하려고 했다. 그게 가장 어려웠다."
-시청률이 매우 잘 나왔다.
"예상은 못 했다. OCN의 첫 수목극이었기 때문에 평균치가 전혀 없었고 예상할 수 없었다. 큰 관심을 받아 너무 좋고 감사하다."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보는 분마다 재미를 느낀 부분이 다를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엑소시즘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시작한 작품이다. 주변에서 '본방송은 무서워서 못 보겠는데 너무 궁금해서 낮에 본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무섭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궁금하게 만들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생각한다."
-본방송을 다 챙겨봤나.
"원래 공포 영화는 잘 못 본다. 하지만 '손 더 게스트'는 어디서 뭐가 나오는지 알기 때문에 잘 봤다."
-명장면을 꼽자면.
"굿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궁금했는데 재밌었다. 아역 셋이 마주치게 되는 장면도 잘 나온 것 같다. 정말 고생도 많이 했고 궁금했지만 우려도 많았던 마지막 회 바닷가부터 수중 구마신까지가 기억에 남는다."
-박일도가 누구인지 가장 궁금했다. 언제 알았나.
"시작할 때 알았다. 주연배우 세 명에게만 알려준 거로 안다. 촬영 전 감독님, 작가님은 마지막까지 큰 줄기를 이미 구상해놓은 상태였다. 박일도가 누군지 안 말해주려고 하길래 저와 김재욱, 정은채가 협박 아닌 협박을 해서 알려주지 않으면 연기할 수 없다고 했다."
-열린 결말에 아쉬움은 없나.
"박일도가 할아버지라는 건 알았지만 엔딩은 대본 받기 전까지 몰랐다. 열린 결말로 끝난다는 걸 대본을 받고서야 알았다. 어떤 의도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아쉽지는 않다."
-감독님, 작가님은 시즌2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차차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 시즌2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어서 하겠다거나 안 하겠다고 답할 수 없다. 그래도 시즌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여론이 나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일이다. 작품을 계속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어야 시즌2가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즌제로 제작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
-촬영하며 힘들었던 점은.
"정신적·체력적으로 힘들었다. 작품 특성상 늘 어둡고 외지고 지저분하고 먼지 많은 곳에서 촬영했다. 어떤 장면 때문이라기보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랬다. 체력 관리와 컨디션 조절이 쉽지는 않았다. 다행히 같이 현장에 함께한 사람들 모두가 너무 친했기 때문에 그것으로 버텼다."
-가족, 이원종(육광) 등 아끼는 사람과 이별이 많았다.
"그런 감정을 계속 고민하고 연기하는 일이 힘들었다. 가까운 사람들이 죽었다고 계속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다. 고통스러웠다. 특히나 이렇게 주변 사람이 많이 죽는 역할은 처음 해봐서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장면을 찍고 나서는 더 빨리 빠져나오려고 노력했다."
-정신적으로 힘들 때 극복한 방법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준비할 때, 쉴 때 일부러 더 장난을 많이 쳤다. 배우, 스태프들과 농담하면서 계속 리프레시하려고 했다. 집에 가서 다른 걸 하면서 치유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대신 현장에서 (김)재욱이, (정)은채와 웃고 떠들면서 많이 풀었다."
-악몽을 꾸진 않았나.
"이 작품을 하면서 잠잘 시간이 많지도 않았지만 잘 때마다 꿈을 꿨다. 잠깐 잘 때도 꿈을 꿨다. 꿈은 대부분 비슷했다. 누굴 구하거나 내가 위험에 빠졌다. 그런데 제일 고통스러운 건 촬영하는 꿈이었다. (웃음) 꿈에서도 촬영을 하면 너무 속상하고 지쳤다."
-윤화평에 많이 빠져 살았나보다.
"원래는 대본을 놓으면 잘 빠져나오는 편이다. 작품에 젖어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손 더 게스트'는 5개월 넘는 시간 동안 매일 촬영하고 매 순간 고민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계속 예민해지기도 했다."
-동료 배우들과 합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배우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과도 좋았다. 그랬기 때문에 버텼다."
-김재욱과 11년 만에 만났다.
"재욱이는 정말 한결같다. 11년 전 '커피 프린스 1호점' 할 때와 똑같다. 저만 조금 더 '아재'가 된 느낌이다. 달라진 점이라면 '커피 프린스' 할 때는 멋모르고 즐기면서 찍었다. 이번엔 둘이 으쌰으쌰하며 같이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꼈다. 제가 아는 평소 모습 그대로여서 편하게 촬영했다."
-두 사람의 브로맨스도 화제였다.
"전혀 예상 못 했던 반응이고 의도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얘기하니 브로맨스가 보이기도 하더라. 더 즐겁게 촬영했다."
-정은채와는 처음 만났다.
"은채는 힘든 스케줄에서 어려운 액션을 소화하면서 단 한 번도 얼굴을 찌푸리거나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은채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만일 은채가 참고 견뎌내 주지 않았다면 작품을 무사히 찍을 수 없었을 거다. 또 강길영을 잘 표현하려고 정말 많이 고민하고 애썼다. 예뻐 보이려고 하지 않은 모습이 더 예뻤다."
-시청자 반응을 찾아봤나.
"주변에서 댓글이나 패러디를 많이 보내줬다. 그런 건 감독님과 메신저 단체방에 공유하기도 했다. 촬영 중간에 기사도 많이 봤다. '잘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면서 힘이 났다. 촬영이 힘들지만 동시에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영화와는 다른 드라마의 매력이라는 생각을 했다."
-'신과 함께'부터 '손 더 게스트'까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생각지 못하게 바빴고 기대치 않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빨리 벗어나야 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더 에너지 넘치는 해로 만들고 싶다."
-'연기의 신' '대체 불가 배우' 등 수식어도 생겼다.
"친한 배우들끼리 메신저 단체방이 있다. 그 친구들이 그런 기사를 링크해서 보여준다. 그럴 땐 좀 부끄럽다. 하지만 너무 기분 좋다. 부담감을 느끼기엔 아직 저는 어리고 젊다. 모든 작품에서 그에 걸맞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고민은 아직까진 없다. 그냥 작품을 좋게 봤다는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빨리 떨쳐내려고 한다. 그것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는 데 제약을 주고 싶지 않다. 앞으로 갈 길이 너무 멀다."
-과거에는 귀여운 이미지였다. 깨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
"20대 초·중반에는 그런 욕심이 있었지만 이후에는 일부러 이미지를 깨기 위해 작품을 선택한 적은 없다. 특히 30대 들어서 했던 작품에서는 전혀 그런 걸 고려하지 않았다. 지금은 귀엽게 봐주면 고맙다. 사실 아직도 '귀엽다'는 말이 좋은 말인지 주변에 물어본다. 그러면 들을 수 있을 때 많이 들으라고, 고마운 줄 알라고 한다. 오래 듣는 게 좋은 거로 생각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신과 함께'나 '손 더 게스트'처럼 독특한 작품 러브콜이 많을 것 같다.
"멀쩡한 사람이고 싶다.(웃음)"
-다음 작품 계획은 언제쯤.
"아직은 결정한 건 없다. 촬영 때문에 못 봤던 대본들이 있다. 보고 고민할 생각이다. 영화, 드라마 구별하지 않을 계획이다. 장르물을 배제할 생각도 없다."
-10년 뒤에는 어떤 배우가 되어있을 것 같은지.
"지금보다 더 많은 필모그래피를 쌓아놓은 배우였으면 좋겠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14, 15년보다 앞으로 10년은 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더 많은 분께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는 그런 10년을 보내고 싶다."
-'손 더 게스트'는 김동욱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작품이다. 찍을 때는 너무 힘들어서 몰랐는데 떨어져서 보니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말처럼, 시즌2를 기다려주시는 분들처럼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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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손 더 게스트' 김동욱이 밝힌 박일도 빙의씬 찍던 날 ① <네이버뉴스링크>
[노컷 인터뷰] 김동욱 "좀 더 잘하고 싶고, 더 나은 배우가 되고 싶다" ② <네이버뉴스링크>
김수정 기자
배우 김동욱은 지난 2007년 여름 큰 사랑을 받았던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사교적이다 못해 다소 가벼워 보이기까지 하지만, 사실은 가족과 관련한 사연을 지닌 진하림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김동욱이라는 배우를 각인시켰다.
부드럽고 무해한 인상, 너스레와 진지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안정적인 연기로 루키로 꼽힌 김동욱. 하지만 영화 '국가대표'를 제외하고는 오랫동안 커피프린스 1호점'만큼 파괴력 있는 대표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선명히 새겼다. '신과함께'에서 김동욱을 재발견했다는 관객과 평단의 평이 끊이지 않았다. 2탄 격인 '신과함께-인과 연' 역시 1천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을 이어갔다.
사실 '연기 잘하는 김동욱'이 어디 간 건 아니었다. 그는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 다양한 무대를 오가며 묵묵히 연기하고 있었다. 다만 그가 선택해 온 작품이 대중에게 더 주목받지 못하다가, '신과함께'와 '손 더 게스트'라는 최근의 결정이 대중의 마음과 접점을 이룬 것일 뿐이다.
관객을 울리고야 마는 마음을 건드리는 연기에서부터 악령에 씌어 자신을 놓아버린 연기까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넓은 폭의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 김동욱.
( [노컷 인터뷰] 김동욱 "좀 더 잘하고 싶고, 더 나은 배우가 되고 싶다" ② (편의상 순서변경) )
장르물에 강한 채널 OCN이 지난 9월부터 방송한 '손 더 게스트'(손 the guest)는 포스터와 예고편부터 범상치 않았다. 악령을 알아보는 영매, 악령을 쫓는 구마사제, 악령을 믿지 않는 형사가 기이한 힘으로 일어나는 범죄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였다.
평소 15세 관람가였으나 19세 관람가로 등급이 오를 정도로, 마지막 회는 이야기적으로나 시각적으로 극한으로 치달았다. '한국 드라마 역사상 가장 불운한 남자주인공'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기구한 운명의 윤화평(김동욱 분)이 박일도에게 빙의되는 장면은 뭐니뭐니 해도 마지막 회의 핵심이었다.
김동욱은 분투하며 자신을 놓지 않으려고 하지만 빙의된 박일도 때문에 신부 최윤(김재욱 분)의 목을 조르고 마는 복잡한 윤화평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윤화평이 박일도의 악행을 막기 위해 자신의 몸에 박일도를 가둔 채 바다로 간 장면에서도 소름 끼치는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덕분에 김동욱은 '손 더 게스트' 마지막 회가 방송된 직후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샤머니즘과 엑소시즘이 결합한 장르물에 처음 도전한 배우 김동욱을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영화 '신과함께'가 쌍천만이라는 기록을 쓴 후 바로 고른 작품이 '손 더 게스트'였다. 부담되진 않았나.
'신과함께' 다음 작품이어서 부담감이 더 큰 건 아니다. 드라마라는 특성상 사전제작이 아니면 대본을 끝까지 다 받아볼 수 없지 않나. 재미있어서 해 보고 싶다는 생각 이면에 내가 이 역할의 다양한 감성과 모습을 과연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 하는 걱정과 부담은 좀 있었다. 시작할 때부터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이 되겠다는 기대를 한 작품인데, 감독님, 스태프, 저희도 해내야 하는 것이 많아서 그 부담이 있었다.
▶ 김홍선 감독에게 윤화평에 캐스팅된 배경을 들은 게 있다면.
감독님이 형식적인 말이나 립 서비스를 하는 성격이 아니시다. 그냥 너무 욕심나고,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은 작품이 있는데 (제가) 잘해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같이 제대로 만들어봤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주로 하셨던 것 같다.
▶ 윤화평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다.
화평이란 인물 설정이 새로웠다. 영매라는 것도 그렇지만 무속인 집안에서 혼자 버려진 후 외롭게 자라나, 실체를 알 수 없는 악령을 쫓는다는 설정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그런 캐릭터에 대한 신뢰와 설득력을 줘야 했다. 극중에서 화평이가 뭘 어떻게 할지, 시청자들의 궁금증과 신뢰를 유발하는 캐릭터가 되어야 했다. 어떻게 빨리 공감하게 만들지 고민했다.
▶ 처음에 대본이 어느 정도 나왔을 때 들어갔나. 대본이 다 안 나온 상태에서 캐릭터에 몰입하기에 힘들진 않았는지.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 작가님과 화평이란 인물이 어떻게 그려질 것인지 큰 줄기 이야기는 나누고 갔다. 대본은 4부까지 나온 상태였지만 감독님과 작가님이 엔딩까지 라인은 이미 그려놓으셨더라. 캐릭터 결말이 어떻게 가야겠다 하는 건 거의 다 구상한 상태여서 그 부분을 많이 이야기 나눴다. 회마다, 씬마다 디테일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하며 수정하기도 하고.
▶ 첫 회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정작 초반에는 바로 나오지 않았는데.
1회가 너무 재밌더라, 생각보다. (웃음) 저희가 한 30분 지나고 나서 등장하는데 앞에 30분을 너무 재밌고 정말 찰지게 재밌게 찍어주셨다. 아역 친구들도 그렇고, 부담이 확 되더라. (웃음) 30분 지나고 딱 등장하는데 '더 있다 등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아, 이거 큰일 났네'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웃음)
▶ '손 더 게스트' 시청자들이 '한국 드라마 사상 가장 불행한 남자주인공'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로, 극한에 몰리는 캐릭터였다.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어떤 생각으로 연기에 몰두했나.
다 직접 겪어볼 순 없는 거니까… 그래서 다양한 방법들을 생각하게 된다. 쉽게 이해되고 공감 가는 장면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들에서 힌트를 얻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은 사실 그냥 그 씬 상황에서의 슬픔과 아픔, 고통이 어떨지 그것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혼란스러워질 때가 있어서, 온전히 그 상황 안에서의 감정을 생각하려고 했다.
▶ 주인공임에도 여러 능력을 갖춘 강한 역할이 활약하는 히어로물은 아니었다. 악령을 보고 감응하는 능력이 있지만 연기 톤은 자연스럽게 가져가야 하는 게,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다.
화평이라는 인물이 큰 존재를 상대할 때,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했을 때 과연 어떤 역할로 어떤 능력을 보여줄 수 있나,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뭐냐는 이야기를 감독님, 작가님과 많이 했던 것 같다. 저도 도대체 마지막을 어떻게 풀지 궁금증이 (웃음) 대본 받기 전까지 매회 있었다. 화평이란 인물이 어떤 능력을 가졌건 간에 그걸 뛰어넘는 어떤 의지와 절실함을 사람에게 공감시키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봤다. 그럼 공간이 조금 채워지지 않을까 싶었다. 셋이 함께하면서 뭔가 해결할 방법을 찾아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화평이란 인물이 할 수 있는 건 이 세 명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절실하게 쫓게 만드는 역할이었다. 어떻게든 우리는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와 각오를 계속 다지게 하는 인물이었다. 이렇게 성실히 수행하다 보면 (극중) 해결점이 찾아지지 않을까 했다. (웃음)
▶ 화평이 최윤과 강길영(정은채 분)에게 각오를 계속 다지게끔 하는 인물이었다면, 최윤과 강길영은 극중에서 어떤 역할이었다고 보나.
화평이가 이들을 만나고 서로 과거를 공유하면서부터 그 둘도 화평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고민했을 거다. 화평이도 마찬가지고. (두 사람 모두) 끝까지 박일도를 쫓게 만드는 어떤 버팀목이자 의지였던 것 같다. 내 옆에 존재하는 최윤이라는 뛰어난 구마사제는 박일도를 없애야 하는 같은 아픔을 공유한 사람이다. 길영까지 셋은 너무 다른 캐릭터인데, 셋이어야만 하는 상황이 반드시 있었다고 생각한다. 화평에게는 그 둘이 계속 박일도를 쫓고, 그 안에서 '아, 이들과 같이하다 보면 (실체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 뭔가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과 믿음을 줬던 것 같다. 그 둘이 있었기 때문에.
▶ 마지막 회에 나온 박일도 빙의 장면 반응이 뜨거웠다. 당일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걸 아는가.
그랬더라. 16회 대본을 받고 나서부터는 정말 거의 매일 그것 때문에 고민했던 것 같다. 촬영 중간에도 끝나고도, 할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된 다음부터 수중에 뛰어드는 걸 스스로 선택하기까지를, 과연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정말 매일 고민했다. 너무 이질감이 느껴지는 느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일도로 바뀌었을 때와 화평이일 때 모습이 너무 다른 사람 같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렇다고 또 화평이 같진 않았으면 좋겠고. (웃음) 톤 잡는 게 쉽진 않았다. 특히 바닷가 씬은 모니터를 전혀 못 했다. 찍을 분량이 많은데 여건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그 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하는 수밖에 없어서 저도 스태프들도 다 방송 보고 나서 알았다. 다들 너무 타이트하게 찍었던 상황이라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했다.
▶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 것 같다.
너무 많이 힘들었었다. 수중 촬영 같은 경우는 생각보다는 일찍 끝났다. 바닷가 장면도. 그런데 저희가 기본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박일도 빙의 장면은) 방송하기 이틀, 사흘 전에 찍은 거다. 청산도에 들어가면 하루는 있어야 한다. 배가 없어서. 정해진 시간 안에 못 찍으면 또 하루가 날아간다. 배우들이 8시간 정도 찍었는데 몸을 추스를 시간도 부족했다. 물속에서 제 분량 찍고 잠깐 담요 덮고 쉬고 또 들어가서 다시 찍고 이런 식이었다.
▶ 이렇게 체력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리는 환경에서는 연기에 몰입하기 힘들지 않나.
그렇다. 너무 힘들다. 그래서 계산을 좀 한다. 체력적으로 힘든데 감정적으로도 힘든 연기를 해서 복합적으로 지치는 상황이 생기면, 배우가 계산을 잘해야 한다. 어떻게 체력을 안배해서 가야 할지 생각하고, 감독과 (이 장면에서) 필요한 게 뭔지를 얘기하면서 마인드 컨트롤해야 한다.
▶ 그래서인지 작품 끝나고 멘탈 케어를 받아야겠다는 반응도 많았다.
개인적으로 저는 캐릭터에서 빨리 빠져나오려고 하는 편이다. 멘탈 케어보다는 스킨 케어를 많이 받아야 한다. (일동 폭소) 오늘도 목 폴라를 입고 왔는데, 피부가 너무 심해서… (* 김동욱은 잠시 폴라를 내려 빨갛게 된 목을 보여줬다) 특수분장하고 밤샘 촬영하면서 체력이 확 떨어졌다. 제가 피부가 약하고 예민한 편이다.
▶ 배우들은 박일도의 정체를 언제쯤 알았나.
저희야 알았다. (일동 폭소) 저희 3명(김동욱·김재욱·정은채)만 알았다. 계속 말을 안 해 준다고 하셔서 그럼 연기를 할 수 없다면서 협박 아닌 협박을 드렸다. (웃음) 정말 그걸 알지 못하면 그 인물을 연기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 마지막에 윤화평이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알았나.
죽게 될지 살게 될지까지는 몰랐다. 그냥 박일도가 할아버지(윤무일/전무송 분)고, 저는 물에 들어가게 될 거라고만 했다. 바다에 빠지게 될 거라고 해서 죽나 보네, 했다.
▶ 신비하고 기이한 존재가 나오는 장르물인데도 CG를 많이 쓰지 않았다.
처음 작품 들어갈 때부터 감독님을 비롯해 모두 비슷하게 생각했던 거다. 정말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지나친 CG를 넣지 말자고. 빙의 장면도 CG로 어떤 효과를 주려고 하지 말자고 했다. 모두가 공유했던 부분이라 부담은 없었지만, 덕분에 더 저희 작품과 잘 맞았고 보시는 분들도 이질감을 훨씬 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 김재욱, 정은채와의 연기 호흡은. 특히 김재욱과는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1년 만에 다시 만나서 더 화제가 됐다. '케미가 터진다'는 반응도 많았고.
너무 좋다, 사실. 재욱이랑은 그냥 뭐 편하다. 같이 있으면 가끔은 둘이 현장에서 너무 재미있게 찍다 보니까… (재욱이가) 절 보면 집중을 못해가지고 (웃음) NG가 난 적도 있다. 웃기다고 자기 쳐다보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종종 받곤 했다. (케미스트리와 관련해) 그렇게 좋게 봐 주시면 저희는 너무 좋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웃음) 은채하고도 거의 남매처럼 친해졌다. 실제로 저희가 장난도 잘 치고 놀리기도 한다.
▶ 주연 셋뿐 아니라 조연들까지도 내공 있는 연기가 돋보였다.
매회 너무 쟁쟁하고 출중한 분들이 나오셨다. 정말 감독님의 신의 한 수 같다. 그런 배우분들을 캐스팅한 것이. 정말 누구 하나 옥에 티 없이!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워낙 오디션으로 많이 뽑기도 하셨지만, 등장하는 많은 배우를 연기 잘하는 사람으로 뽑을 거라고. 대중적인 인지도라든지 이런 걸 고려하기보다, 대중에게 알려진 배우보다 재야의 숨은 고수들을 찾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 '손 더 게스트'에서 자신에게 가장 귀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김홍선) 감독님이다. 많은 작품을 하면서 선장이 누구냐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쉽지 않은 작품에선 더 그렇다. 누군가가 정말 잘 끌고 가주지 않으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길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신과함께'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였다.
시작부터 끝까지 B팀 없이 김홍선 감독님이 다 하셨다. 저희가 여러 지방을 다니면서 찍어서 과연 이 분량을 다 찍을 수 있나 싶었는데, 감독님 덕분에 가능했다. 사실 저희 촬영이 마지막 방송 전날 끝났다. 감독님 아니었으면 다 못 찍었을 것 같다.
▶ 보통 A, B팀을 같이 두는데 B팀 없이 간 이유를 아는지.
시작부터 손발을 맞춘 팀이 같이 가는 게 저희도 좋고, 감독님께서도 본인께서 끝까지 제대로 잘 만들어보고자 하는 욕심과 열정이 있었다. 감독님을 믿고 잘 가면, 또 다른 팀을 꾸리지 않아도 충분히 잘 마무리할 것 같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 아까 윤화평이라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설득시키는 것을 고민했다고 했는데, 다 마치고 보니 어느 정도로 공감을 얻었다고 보나.
캐릭터에 대해 (시청자가) 얼마나 공감했을까 하는 부분은 (제가) 예상하기 쉽지 않다. 화평이가 느꼈을 그런 감정에 똑같이 아파해주고 응원해 주는 분들이 있었기에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게 캐릭터에 대한 공감일지 연민일지, 뭐일지는 잘 모르겠다. 중요한 건 작품이 끝나고 난 지금 화평이라는 인물을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무 만족한다.
▶ 사실 시청자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는 것도 배우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정우도 본인(김동욱)의 연기에 대해 '귀엽고 동정심이 드는 연기'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 제가 그렇게 생겼나? (웃음) 짠하게 생겼나? (웃음) 이유는 잘 모르겠다.
▶ 워낙 강렬한 작품이라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정말 5개월 동안 웃으면서 찍었던 씬이 거의 없었다. 감정씬은 거의 다 딥했고, 액션씬까지 하면서 지치긴 했는데 재욱 씨하고 농담도 많이 하고 장난도 쳤다. 일부러 둘이 더 그랬던 것 같다.
▶ 결말이 시즌 2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었다. 영화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고.
시작할 때만 해도 아무도 시즌 2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는 전혀 논의하지 않아서. 아마 채널 관계자들이 고민하지 않을까. (영화화도) 본격적으로 듣진 않았다. 얘기가 나오는 건 너무 감사하고 기분 좋다. 우리가 좋은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도 나오는구나 싶어서.
▶ 작품 자체도, 본인의 연기도 호평을 많이 받았는데 악령이 등장하는 장르물이라 어느 정도 장벽이 있었던 것 같다. 특유의 긴장감 넘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못 보겠다고 포기한다는 반응도 있었고.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닿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나.
저도 선택할 때 어느 정도는 생각했다. 시간대도 밤 11시라, 제 주변 지인도 도저히 본방은 못 볼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었다. 대단한 흥행을 기대했다기보다는, 이런 장르물을 좋아하고 즐기는 분들, 또 정말 재미있는 장르물이 나오길 기대하신 분들에게 만족할 만한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르물에 대해 아주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분에게도 '한번 봐라, 정말 재미있다'라고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는지.
너무너무 감사한 반응이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다.
▶ 장르물을 좋아하는 편인가. '손 더 게스트' 할 때 반응은 어떻게 확인했는지.
공포물을 좋아하진 않고 범죄 스릴러물을 좋아한다. 히어로물도 좋아하고. 댓글은 그렇게 많이 안 보는데, 사람들이 재미있는 댓글을 캡처해서 보여준다. 아, 근데 원귀였을 때 수홍이와 박일도가 싸우면 누가 이겼을까? 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든다. 한번 피 터지게 싸워보고 싶다. (웃음)
▶ '신과함께'와 '손 더 게스트'가 다 잘 되면서 연기 2막을 열었다는 평을 듣는데, 소감이 어떤가.
배우로서, 연기적으로나 이 배우가 성장하고 있다 내지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는 보시는 분들의 몫인 것 같다. 제 개인적인 바람은 한 해 한 해 계속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면 그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으면서 지내고 싶고, 계속 고민하고 싶다. 그게 작품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을 드릴 수도 있고, 때로는 부족한 모습을 보여드릴 때도 있고, 또 매너리즘에 빠지는 순간이 올 때도 있겠지만 계속 고민하고 뭔가 좀 더 잘하고 싶고 더 나은 배우가 되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갖고 하다 보면 조금씩이라도 계속 성장하지 않을까. 연기라는 게 어떤 끝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니까.
▶ '신과함께' 당시 인터뷰에서 배우로서 더 발전하고 싶고, 연기 잘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난 언제쯤 저 정도의 내공을 갖출 수 있을까 생각한다는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본인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연기 잘하는 선배'로 인식되고 있지 않을까.
현장에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후배 배우들이 많이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
▶ 과거 인터뷰에서 SNS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우와 직접 소통할 만한 창구가 없어서 팬들이 아쉬워하는 것으로 아는데, 팬 미팅 등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 생각이 있는지.
저도 잘 몰라가지고… (팬 미팅하면) 재밌을 것 같다. 근데 제가 오글거리는 (웃음) 걸 못해서… 제가 잘 오글거려 하긴 하는데, (팬 미팅) 하면 저야 좋다.
▶ '신과함께'가 중화권에서도 잘 된 것으로 안다. 한류스타가 됐는데.
(웃음) 이런 말(한류스타) 들으면 설레긴 설레는데 금방 정신 차려서 괜찮다.
▶ 로맨틱코미디나 멜로에서 보고 싶다, 작품에서 노래하는 것 보고 싶다는 반응도 있다.
이런 건 관계자들이 좀 보셨으면 좋겠다. (일동 폭소) 저는 '별로다' 하는 장르는 전혀 없다. 로맨스도 너무 하고 싶고 멜로도 하고 싶고 다 하고 싶다. 그리고 음치로 나왔으면 좋겠다. 작품 안에서는 노래 못하게. 물론 제가 시청자라도 배우가 연기 외적으로 잘하는 게 있다면 보고 싶을 것 같긴 하다. 근데 제가 정말 뛰어나게 잘한다면 할 수 있을 텐데, 지인들과 만나서 '난 노래방용이야'라고 한다. 거기다 가수분들이 계시는데 (제게) 노래를 시키면… 너무 창피하다. (웃음)
▶ 올해가 저물어 간다.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 계획인지.
아직 별다른 계획은 없다. 촬영 때문에 읽지 못했던 대본을 하나 둘씩 읽고 있다. 흥미로운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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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신들렸다, 미쳤다는 평가…저 '정상인' 입니다" (인터뷰) <이데일리> <네이버뉴스링크>
박현택 기자
최근 종영한 OCN ‘손 더 게스트’에서 윤화평 역을 맡은 배우 김동욱에 대한 애청자들의 평가다. 여기에 ‘물 만난 고기’, ‘연기 천재’, ‘인생 캐릭터’ 라는 호평에, 영화 ’신과함께‘ 1·2에 이어 ’손 더 게스트‘까지 연이어 흥행하자 ’믿고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까지 얻었다. 6일 오후 서울 삼성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종영인터뷰에서 김동욱은 “아직 드라마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며 ‘종영 후유증’을 호소했다.
- 박일도에게선 완전히 빠져나왔나
◇ 아직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
- 섭외단계에서 ‘손더게스트’의 대본을 처음 봤을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 무엇보다 일단 ‘재미’ 있었다. 시놉시스부터 ‘이게 드라마로 만들어질 수 있는 이야기인가’ 라는 의구심까지 들더라. 이후 1~4회 대본을 받았는데 시간가는줄 모르고 모두 읽었을 정도로 재밌었다. 다만 걱정했던것은, ‘이 이야기가 과연 드라마로 보여질 수 있는 것일까’ 였다. 수위를 어느정도까지 맞춰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
- 첫방 이후 사람들이 ‘무섭다’는 반응이었는데.
◇ 사실은 의아했다. ‘공포드라마가 아닌데, 왜 무서워하시지?’라고 생각했다. 무서우실것이란 예상은 못했고, ‘잔인하다’, ‘무자비하다’라고 생각하실수는 있겠다는 예상만 했는데, 주변에서도 ‘무섭다’는 말을 워낙 많이 하시더라. 나중에서야 무섭다는 그 말씀들을 이해했다.
- 직접 1회를 본 후 어떤 마음이 들었나.
◇ 생각보다도 좋았다. 촬영, 미술, 조명, 분장, 연출 모든것들이 워낙 잘 담겨서 이대로 밀고 나가면 제대로된 작품이 완성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 ‘박일도’의 정체는 언제부터 알고 있었나.
◇ 이제서야 말씀드리지만, 저와 (김)재욱이, (정)은채, 세사람 모두 촬영을 하면서 늘 제작진을 ‘협박’(?)했었다. ‘박일도가 누군지 알려달라’고 강하게 추궁했더니 결국 감독님이 우리 세 사람에게만 알려주셨다. 이후로는 부모님께도 박일도의 존재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웃음)
- 직접 꼽는 ‘손 더 게스트’ 명장면이 있다면.
◇ 애정이 가는 장면이 너무 많은데, 아역 셋이 최윤의 집앞에서 조우하게 되는 장면이 생각난다. 극의 전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장면인데 아역 친구들이 너무나 잘해줘서 좋았다. 또 한가지 명장면은 역시 마지막 수중씬이다.
- 결말이 마음에 들었나.
◇ 마지막 수중씬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게 잘 나왔다. 워낙 중요한 씬이고, 대미를 장식하는 장면이었기에 저 포함, 모든 배우들이 부담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다. 게다가 당시 환경도 쫓기는 등 열악했다. 감정 폭발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의 절실함이 담긴 장면이다.
8시간 정도 바다에서 촬영을 했는데, 비가 온 뒤라 너무 추웠다. 바다는 놀러가는 곳이지, 일하러 가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 촬영을 마치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는 물론, 피부트러블에 여러가지로 고생했다.
- ‘신과함께’에 이은 연속 히트인데. 잘 될거란 예상을 했나.
◇ 배우 입장에서 흥행 여부에 대한 예상은 쉽지 않다. 다만 대본을 받았을 때, ‘기운’은 느껴졌다. ‘잘 만들어 질 것 같다’, ‘잘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20대 때와 비교해서 작품을 보는 시야도 넓어진 편이다.
- ‘광기어린, 신들린, 미친’ 과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다. (웃음) 늘 이성적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니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 우는 연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 제가 어떤 작품을 보면서는 정말 잘 운다. 다큐멘터리나 영화, 공연을 보면서는 쉽게 울기도 하는데 일상생활에서 눈물이 거의 없다. 그래서 우는 연기가 자신없기도 했다. 학창시절 한 연기수업에서는 화를 못내고 울지를 못해서 F를 받은적도 있었는데 요즘 호평을 주시니 놀랍다 (웃음). 사실 우는 연기는 아직도 부담스럽다. 눈물이 흘리는게 문제가 아니다. ‘연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는 사람’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이 ‘우는 연기’라고 생각한다. 연기하는 사람이 쉽게 눈물을 흘려버리면 보는 사람의 슬픔을 콘트롤하지 못한다.
-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 한 배우가 출연한 작품에 대해서 ‘시즌2’에 대한 언급과 회자가 되는 자체가 영광이다. 시즌2가 성사되려면 ‘함께하는 배우와, 함께하는 스태프가 누구냐’에 따라 결정될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시즌1를 했던 배우, 스태프들이 그대로 유지되는것이 혹시 모를 시즌2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 인사.
◇ 기대한 것보다 훨씬 큰 사랑을 받았다. 감독님 비롯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너무나 행복하게 작품을 마쳤다. 특히 마지막회는 19금으로 변경되었는데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서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다. 시청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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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N 인터뷰]'손 the guest' 김동욱 "3연타석 흥행? 그 기억 빨리 털어내야죠" <텐아시아> <네이버뉴스링크>
노규민 기자
10. ‘손 the guest’를 마친 기분이 어떤가?
김동욱: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부터 부담감이 있었다. 사고 없이 잘 끝나서 후련하다. 엔딩 장면을 마지막에 찍었다.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헬리캠이 바다로 향할 때 ‘무사히 다 해냈구나’ 하며 안도했다.
10. 어떤 부담이 있었나?
김동욱: 작품을 할 때마다 부담감은 있다. OCN 채널의 첫 수목극이라는 점에서 부담을 느꼈다. 선두 주자였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10. 시청자들에겐 호평을 받았다. 자신은 만족하나?
김동욱: 고민하고 보여드리고자 했던 부분에서 최선을 다해 표현했다. 좋은 평가, 부족했다고 하는 평가 모두 감사하다.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다. 어쨌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것은 하고 끝났다.
10. 마지막 회에서 완전히 빙의되지 않은 채 큰 귀신 ‘박일도’와 사투를 벌였다. 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땠나?
김동욱: 사실 그 장면이 제일 부담됐고, 실제로 힘들게 찍었다. 클라이막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다.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때 최대한 몰입해서 온 힘을 다했다. 이 장면은 모든 걸 쏟아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현장에서 모니터를 못해서 방송으로 봤다. 궁금하고 걱정했는데 잘 나와서 다행이다.
10. 왜 모니터를 못 했나?
김동욱: 지방 촬영도 많았고, 분량도 많았다. 시간상으로 쫓기는 상황에 모니터를 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청산도 바다에서 촬영했는데 물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갔다가 할 수 있는 틈도 없었다. 청산도 배는 저녁 5시에 끊긴다. 다 못 찍고 일정이 미뤄지면 다음 날 하루가 통으로 차질이 생긴다. 여유가 없었다.
10. 기존에 출연한 작품들과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김동욱: 지방 촬영이 많았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찍은 적이 거의 없었다. 100회차를 넘게 찍었는데 청주, 대전, 부안, 삼척, 강화도, 청산도 등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제 기억으로 이런 작품이 있었나 싶다. 사극을 찍고 있는 건지 현대물을 찍고 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10. 힘들었겠다. 체력 관리는 어떻게 했나?
김동욱: 홍삼 등 영양제를 꾸준히 챙겨 먹었다. 생전 홍삼을 그렇게 열심히 먹어 본 적이 없다.
10. 김재욱과는 2007년 방송된 MBC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 이후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어땠나?
김동욱: 전혀 낯설지 않고 편했다. 촬영 내내 유쾌했다.
10. ‘손 the guest’의 윤화평, 최윤과 달리 실제로는 김동욱이 과묵하고 김재욱이 밝아 보인다. 두 사람이 사석에서 만나면 말을 많이 하는 편인가?
김동욱: 둘 다 말이 없는 편이다.(웃음) 제가 짓궂은 장난을 많이 한다. 재욱이가 웃어준다.
10. 실제 모습을 보면 장난도 잘 안 칠 것 같다. 진지해 보인다.
김동욱: 저 자신이 엄청 웃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장난꾸러기다. 전혀 진지하지 않다.
10. 시청자들이 극찬한 아역배우 허율과의 촬영은 어땠나?
김동욱: 굉장히 밝은 아이다. 명랑하고 순수하다. 또한 놀랄 정도로 집중력이 좋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급격하게 몰입한다. 대단하다. 캐릭터에서 빠져나올 때도 빛의 속도로 나온다. 컷 하는 순간 원래의 아이로 돌아온다.
10. ‘손 the guest’에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듯하다.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했던 건인가?
김동욱: 인간의 의지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는 박일도라는 강력한 악령이 가진 힘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화평이의 능력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어떻게 찾아내서, 어떻게 상대할지 궁금했다. 감독님께서 나약한 인간이 강한 악령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알게 될 거라고 말해 주셨다. 악령은 화평을 지켜보고, 기다렸지만 결국 빙의되지 않았다. 악령을 받아들인 건 없애고자 한 화평의 의지였다. 박일도를 죽이고 살리고도 인간인 화평의 의지로 할 수 있었다. 마지막 회에서 박일도는 화평이 단단한 그릇이라고 했다. 의지를 깨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런 것들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10. 윤화평처럼 의지가 강한 편인가?
김동욱: 스스로 결심을 하거나 목표를 세우면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소한 승부욕은 없다. 게임이건, 스포츠건 누군가가 나보다 잘하고,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여기까지인가보다’라며 포기도, 인정도 빠르다.
10. 강한 의지로 뭔가를 이룬 적이 있나?
김동욱: 9년 만에 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부모님과의 약속 때문에 졸업은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기하는 걸 허락 받고, 인정받는 학교에 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열심히 해서 학교엔 들어갔는데 연기를 병행하면서 학업을 마치기가 쉽진 않았다. 사실상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중간에 포기해버리면 앞으로 내가 살면서 어떤 것도 보여드릴 수 없을 것 같고, 믿음을 줄 수 없을 것 같았다. 배우로 성공을 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졸업하자고 다짐했다. ‘커피 프린스 1호점’을 찍을 때도 그렇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활동하면서 학교에 다녔다. 그때 내 인생에서 가장 강한 의지를 발휘했다.
10.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인가? 아니면 밥을 잘 못 챙기나?
김동욱: 엄청 잘 찌는 체질이다. 밥도 잘 먹는다. 가리는 것도 없다. 작품 하기 전에 다이어트를 열심히 한다. ‘손 the guest’를 하기 전 8~9kg을 빼고 들어갔다. 다이어트가 쉽지 않기 때문에 요즘은 일정 체중을 안 넘기려고 노력한다.
10. 차기작은 드라마를 하고 싶나? 영화를 하고 싶나?
김동욱: 아직 생각이 없다. 드라마와 영화의 환경적인 여건은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드라마에도 영화처럼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다. ‘손 the guest’를 하면서 더 느꼈다. 장르를 구분할 생각은 없다.
10. 멜로물을 하는 모습은 많이 못 봤다. 멜로 연기 욕심은 없나?
김동욱: 받았던 작품도 있지만 많이 들어오진 않더라.(웃음) 실제로 멜로 장르의 작품이 많이 만들어지지 않는 아쉬움도 있다. 본의 아니게 장르물이나 남자들이 많이 등장하는 작품을 했다. 이제 브로맨스 말고 로맨스도 하고 싶다.
10. 실제로 로맨스를 해야 할 텐데, 결혼 생각은 없나?
김동욱: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은 없는데 언제 할지는 모르겠다.(웃음)
10. ‘손 the guest’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출연할 의향이 있나?
김동욱: 처음엔 시즌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찍었다. 드라마가 끝날 때쯤부터 시즌2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실제로 계획된다면 기분 좋은 일일 것 같다. 함께했던 감독님, 스태프들, 배우들이 함께한다면 행복하게 고민할 수 있을 것 같다.
10. 영화 ‘신과함께’ 1, 2에 이어 ‘손 the guest’까지 3연타석 흥행을 했다. 기분이 어떤가?
김동욱: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과 영차영차 하면서 기분 좋게 촬영한 작품들이 잘 돼서 더 기분이 좋다. ‘손 the guest’의 경우는 더 성취감이 크다. 첫 수목극과 새로운 소재라는 부담을 안고 쉽지 않은 일을 개척해서 호평을 받아 행복하다. 흥행작이 한둘씩 생긴다는 게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10. 어깨에 힘이 들어가진 않았나?
김동욱: 빨리 털어내야 한다. 나를 위한 길이다. 출연하는 모든 작품이 다 잘 됐으면 좋겠고, 최고의 연기를 보여드리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작품이 사랑받을지 모르고, 늘 호평받을지도 알 수 없다. 그렇지 않은 순간이 올 수도 있다. 그럴 때 덜 창피하고 싶어서 아직 많이 모자라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10. 차기작이 잘 안 될까 봐 걱정돼나?
김동욱: 걱정하기엔 이르다. 아직 젊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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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손더게스트' 김동욱 "시즌2 결정되면 적극 고민…'인생캐' 칭찬 감사"(종합) <뉴스1> <네이버뉴스링크>
강고은기자
영화 '신과 함께'로 쌍천만 배우로 등극한 김동욱. 많은 '신(神)'들과 함께 했던 그가 이번에는 '손'과 함께 또 한번 '인생캐'를 경신했다.
엑소시즘과 샤머니즘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역대급 비주얼로 그려낸 '손 더 게스트'에서 김동욱은 악령을 알아보는 영매 기질이 있지만 겉으로는 평범하게 보이는 택시 기사로 살아가는 '윤화평'역을 연기했다.
1회는 1.6% 시청률(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을 기록했으나 점차 '손 더 게스트'의 진명목을 알아본 시청자들의 기대에 힘입어 16회를 마지막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인 4.1%를 기록하며 지난 1일 종영했다.
다음은 김동욱과의 일문일답.
- 드라마를 끝낸 소감은.
▶ 일단 후련하다. 무탈하게 잘 끝났고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다. 사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채널 자체의 시간적인 특성도 있고, 소재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 우려했던 것에 비해 큰 사랑을 받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드라마가 끝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 진짜 저희가 '잘 만들어보자'하는 다짐으로 만들었다. 잘 만든다는 것의 의미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소재가 주는 신선함과 흥미도 큰 것 같다. 또 저희 드라마를 봐주시는 분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 장르물 중에서 완성도 높은, 손꼽힐만한 재밌는 작품을 만들자고 다짐을 했는데 그런 것들이 작용한 것 같다.
- 마지막 바닷가 신 촬영이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 너무 추웠고 지쳤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촬영보다 큰 집중력과 체력, 그리고 인내력을 요하는 장면과 촬영이었어서 저희 배우나 스태프들이 남아있는 체력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 찍었다. 사실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힘들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는데 우리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고 힘든 클라이막스를 촬영해야 하는 순간이라 거의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찍었던 것 같다.
- 영화 '신과함께' 다음에 비슷한 장르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 사실 장르에 대한 구분이라던지 고민은 없었다. 제의를 받았던 작품들 중에 가장 끌리고 흥미로운 작품을 골랐고 '손 더 게스트'가 가장 마지막에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제가 제3자로서 독자로서 이 작품을 접했을 때 가장 흥미롭고 재밌게 읽혔던 작품이다. 마음이 갔다. 함께하는 배우들도 고려한다면 내가 받은 느낌 그대로 재밌게 만들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대본을 보고 '이걸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까'가 고민됐다. 굉장히 신선했고 대본을 읽었을 때 '와, 재밌겠다'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가 주는 재미도 있었고 캐릭터면에서도 풀어나갈게 많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감독님께서 워낙 장르물에 대한 경험이 많으셨고 그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
-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 연기하면서는 너무 힘들었다. 이런 상황들을 내가 연기하고 그 감정을 느끼려고 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너무 지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사실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이렇게까지 될줄은 몰랐다.
- 실제로 천주교인데, 신부 역할이 탐나진 않았나
▶ 김재욱 씨가 너무 잘해줘서 그런 생각은 안들었던 것 같다.(웃음)
- 김재욱과의 '브로맨스' 호흡은 어땠나.
▶ 김재욱 씨와 그렇게 그려질 줄 몰랐고 당연히 의도하지는 않았다.(웃음) 나도 나중에 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부분 역시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봐주신 것이다 보니 만들어진 것 아닐까. 하지만 이제는 슬슬 '브로맨스'보다는 로맨스를 하고 싶다.
- 로맨틱 코미디 출연 계획은 없나.
▶ 사실 장르를 가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작품을 하다보니 최근에는 유독 남자들하고 많이 나오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상하게 그런 작품들이 더 끌리고 그랬던 건 사실이다. 이제는 로코든 뭐든 할 준비는 돼있다.
- 드라마 시즌2 이야기가 많던데.
▶ 결말이 이렇게 될 줄은 나도 대본 보고 알았다. 애초에 기획을 어떻게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시즌제에 대한 얘기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제가 알기로도 감독님과 작가님이 시즌제를 생각하고 쓰신 건 아닌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시즌2를 기다리고 계셔서 차차 상의해봐야 알 것 같다. 출연 여부는 시즌2 제작 결정이 되면 적극적으로 고민을 해보겠다.
- 지치고 힘든 역할만 하다보면 힐링도 필요할 것 같다.
▶ 힐링하는 방법은 그때 그때 다른 것 같다. 촬영하면서 지치고 힘들 때는 농담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고 많이 웃고 그러면서 조금 감정을 환기 시켰던 것 같다. 밝은 음악을 듣기도 하고 유쾌한 영화나 티비 프로그램을 보면서 아예 다른 생각을 한다.
- '인생캐'라는 댓글 반응에는.
▶ 드라마 촬영 중에도 기사는 많이 찾아봤다.(웃음) 틈틈이 기사도 많이 찾아보고 단톡방에 공유하기도 하고 감독님께 보여드리기도 했다. 그런 반응들이 힘이 많이 됐다. '인생캐'라는 수식어는 너무 좋다. 부담갖기에는 아직 배우로서 젊고 어린 것 같다. 그게 부담으로 오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렇게 느낄 나이이지 않나 싶다.(웃음) 물론 연기자로서 매순간 최고의 연기를 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아직은 그런 말을 들으면 '산을 하나 넘었구나'한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은 아직 조금 쑥스럽다. '그 말은 조금 이르지 않나'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너무 좋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너무 좋다.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이제야 빛을 발한다'고 하는데 느낌이 어떤가.
▶ 사실 '너무 늦게 왔다' 이런 생각은 안들었다. 그런 생각은 딱히 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계속 버티다 보니까 이런 기회가 또 오는구나 잘 버텼다' 싶었다.
-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들었다.
▶ 스스로의 고민인 것 같다. 계속해서 연기를 더 잘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단 고민을 늘 하는데 그런 고민을 하면 할수록 답이 없고 막막하기도 하다. 그런 고민이 꼬리를 물다 보니 스스로도 복잡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내가 연기하고 고민하고 분석하고 하는 것에 대한 폭이 좁아지는 것 같고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고 있는 것 아닌가 매너리즘에 빠진 것 아닌가'하는 고민이다.
- 지금은 어떤가.
▶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연기에 대해 고민하는 순간들은 너무 소중하지만 그럴 때 내가 너무 지치고 하는 것들은 도움이 안되는 것 같고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발전적인 고민들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전에는 너무 자기비판에 스스로 갇혀 있었던 것 같다. 영화 '신과 함께' 찍으면서 그런 부분에서는 너무 편해졌다. 그때 함께 찍었던 선배 배우들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끊임없이 고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다
- 작품이 워낙 잘되서인가.
▶ 그것도 있다. 자신감이 계속 생기게 되더라.
- 원래 겁이 많은가
▶ 실제로 겁이 많다. 귀신을 무서워 한다. 모니터링 할때도 무서운 장면들이 있긴 했지만 내용을 알고 보니까 오히려 어떤 장면으로 그려졌을까 하는 관점에서 봤기 때문에 덜 무서웠던 것 같다.
- 김재욱 정은채와의 호흡은 어땠나.
▶ 너무 친하다. 저랑 재욱이가 장난치면 은채가 잘 받아준다. 리액션이 또 재밌어서 더 장난치기도 했던 것 같다. 그 두 사람이 저 때문에 힘들어 했다.(웃음) 내가 웃겼나보다. 나만 보면 웃음이 터지더라.
- 실제 연애를 안한지 오래된 것 같은데.
▶ 이미 준비가 되었다고 기사에 써달라.(웃음) 연애를 해야 로맨스에 도움이 되지 않냐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자꾸 혼자 있지 말라는 이야기도 너무 많이 들었다. 나름 실천에 옮기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평소에는 '집돌이' 스타일이다. 친구들도 집에서 부르는 스타일이다. 연애는 안한지 너무 오래되서 창피하다.
- 올해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스스로 한해를 돌아본다면.
▶ 굉장히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잘 달려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무리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일도 행복한 것 같고 좋다.
.[스브수다]"연기 포기하고 싶던 적도"…김동욱, 다시 온 전성기 <SBS funE> <네이버뉴스링크>강선애 기자사실 연기력이 탄탄하게 뒷받침 된 배우인 만큼 언제든 다시 찾아올 전성기였다. 그래도 오랜만에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과 칭찬들이 좋을 수 밖에 없다. 김동욱은 인터뷰 내내 “정말 좋다”, “행복하다”, “감사하다” 라는 말을 수차례 언급했다. 어느덧 데뷔 15년, 많은 걸 경험해 봤기에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좋고 행복한지 더 절실하게 느끼는 그였다.Q. ‘손 the guest’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김동욱: 굉장히 후련하다. 너무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무사히 잘 끝나서 다행이고 후련하다.Q. 대답에서 ‘아쉬움’보다 ‘후련함’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만큼 촬영이 힘들었던 건가?김동욱: 6월부터 5개월 정도 촬영했는데, 몸도 마음도 힘든 시간이었다. 장면도 장면이지만, 화평이란 캐릭터의 정서를 표현하는 게 힘들었다. 굉장히 깊은 감정신도 많았고,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장면들이 많아 감정적으로 지칠 때가 잦았다. 늦은 밤 촬영도 많았고, 액션신도 많아 육체적으도 힘겨웠다.Q. 힘들게 촬영한 만큼 결과가 좋아 뿌듯하진 않나?김동욱: 드라마 1, 2부가 방송되고 주변에서 “무서워 못보겠다”는 말을 들었다. 감독님한테 감사드리는 부분은, 뚝심 있게 끝까지 그런 드라마의 색깔을 유지해나갔다는 점이다. 시청률이나 다른 외적인 부분들을 고려했다면 어느 정도 타협했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않았기에 이 작품만의 매력이 나왔던 거 같다. 드라마가 끝까지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도, 그런 부분 때문이라 생각한다.Q. 악령 박일도의 정체가 극 중에서도 보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끝까지 최대 궁금증이었다. 박일도가 누구인지 알고 작품에 들어갔나?김동욱: 결말까지는 아니고, 박일도가 누구라는 것 정도는 주연배우 3명만 알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결말에 풀어낼 지는 저도 대본을 보고 알았다. 박일도가 누구냐고 묻는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알려주지 않으면 절교하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부모님도 여쭤보셨다. 그럴 때마다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며 “마지막까지 본방사수 해주세요”라고 답변했다.(웃음)Q. ‘인생캐릭터다’, ‘김동욱 연기 잘하는 건 알았지만, 이렇기 잘하는 지 몰랐다’, ‘연기가 물올랐다’ 등 호평들이 쏟아졌다. 연기로 인정받는 기분, 어떤가.김동욱: 너무 좋다. 감사하다. 최고의 칭찬이 아닌가 싶다. 다른 어떤 단어로 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좋은 말은 다 갖다 붙이고 싶다. 너무 좋고,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말이 평범할 지라도, 지금 이 순간 그게 제게 가장 솔직한 표현이다.Q. 빙의연기라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연기다. 윤화평이면서 박일도가 되고, 또 그 두 캐릭터가 내적으로 왔다 갔다 하는 걸 겉으로 보여줘야 했다. 그런 부분은 어떻게 연구했나?김동욱: 사실 빙의라는 게 어떤 모습일지 아는 사람이 없지 않나. 그래서 배우가 연기로 보여주는 그걸 빙의라고 믿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공감을 얻지 못하면 실패다.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고, 고민을 많이 했다. 박일도의 모습으로 연기할 땐 어떤 느낌이어야 할지, 갑자기 화평이로 넘어왔을 땐 어떻게 극단적인 감정을 보여줘야 할지, 이걸 왔다갔다 하는 건 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계속 머릿 속에 그리며 연구했다. 기계음이나 CG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순전히 제 목소리와 연기만으로 다른 인물들을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목소리 톤이나 말투에도 신경을 썼다. 정말 고민 많이 했다.Q. 원래 엑소시즘 장르를 좋아하는 편인가?김동욱: 전혀 안 좋아한다. 저도 무섭다. 저희껀 내용을 알고 보는 거라 괜찮았다.(웃음)Q. ‘신과 함께’에서 악귀를 연기하느라 온 몸에 분장을 했는데, 이번 역할도 악령에 빙의되고 하느라 비주얼적으로 파격적인 분장들을 했다.김동욱: 그래서 얼굴과 몸의 피부가 다 망가졌다. 농담으로 "작품하면서 팬들의 사랑을 얻는 대신, 건강과 피부를 잃었다"라고 말한다. 당분간 회복하는 데 시간을 좀 할애야 할 거 같다.Q. 최윤 역 김재욱과는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1년만에 만났다. 다시 본 김재욱은 어떻던가.김동욱: 똑같았다. 멋모르고 촬영했던 철없던 시절에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나 정말 편했다. 장난도 많이 쳤고, 연기적으로 함께 대화하며 많은 고민을 나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뭘 하던 어떻게 연기하던, 저도 그 친구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촬영했다. 같이 고민한 장면이 잘 나오면 희열감도 느꼈다. 배우로서 재욱이는 집중력이 굉장히 좋다. 갖고 있는 달란트에 의지하는 것보다, 계속 고민하고 배우로서 뭔가를 더 보여주고자 하는 친구다. 이번에 촬영하며 제가 많이 의지했다.Q. 강길영 역 여배우 정은채와의 호흡은 어땠나.김동욱: 은채가 아니었으면 이번 작품을 이렇게 끌어오기 힘들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정은채라는 배우가 묵묵하고 꿋꿋하게 버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쳐서 쓰러질 법한데도, 단 한번 힘들다는 말없이 다 참고 견디더라. 그게 작품에 큰 도움이 됐다. 은채한테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 저도 감독님도 재욱이도, 다 공감하는 부분이다.Q.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능청스러운 캐릭터부터 이번 ‘손 the guest’ 같은 무거운 캐릭터까지,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김동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건, 그 작품이 끌리고 재밌어 보이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연기적으로 풍부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게 배우란 직업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과연 이게 나랑 어울릴까’ 하는 것에도 겁 없이 부딪혔다. 그걸 해내야 스스로 발전이 있을 거 같았다.Q. 그럼 그 다양한 캐릭터들 중, 실제 자신과 가장 비슷했던 건 어떤 건가.김동욱: 연기를 하며 저도 많이 변했다. 지금의 저와 20대 때의 제가 다르고, 20대 때의 저와 연기를 하기 전의 제 모습도 다르다. 그래서 어떤 한 모습이 저랑 비슷하다고 할 수 없다. 계속 적응해 나가는 중이다.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 연기에 적응해 나가고.Q. 최윤 역 김재욱과는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11년만에 만났다. 다시 본 김재욱은 어떻던가.김동욱: 똑같았다. 멋모르고 촬영했던 철없던 시절에 만난 친구를 다시 만나 정말 편했다. 장난도 많이 쳤고, 연기적으로 함께 대화하며 많은 고민을 나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뭘 하던 어떻게 연기하던, 저도 그 친구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촬영했다. 같이 고민한 장면이 잘 나오면 희열감도 느꼈다. 배우로서 재욱이는 집중력이 굉장히 좋다. 갖고 있는 달란트에 의지하는 것보다, 계속 고민하고 배우로서 뭔가를 더 보여주고자 하는 친구다. 이번에 촬영하며 제가 많이 의지했다.Q. 강길영 역 여배우 정은채와의 호흡은 어땠나.김동욱: 은채가 아니었으면 이번 작품을 이렇게 끌어오기 힘들었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정은채라는 배우가 묵묵하고 꿋꿋하게 버텼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지쳐서 쓰러질 법한데도, 단 한번 힘들다는 말없이 다 참고 견디더라. 그게 작품에 큰 도움이 됐다. 은채한테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 저도 감독님도 재욱이도, 다 공감하는 부분이다.Q.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처럼 능청스러운 캐릭터부터 이번 ‘손 the guest’ 같은 무거운 캐릭터까지,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김동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건, 그 작품이 끌리고 재밌어 보이기도 했지만, 배우로서 연기적으로 풍부하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그게 배우란 직업의 매력이기도 하다. 그래서 ‘과연 이게 나랑 어울릴까’ 하는 것에도 겁 없이 부딪혔다. 그걸 해내야 스스로 발전이 있을 거 같았다.Q. 그럼 그 다양한 캐릭터들 중, 실제 자신과 가장 비슷했던 건 어떤 건가.김동욱: 연기를 하며 저도 많이 변했다. 지금의 저와 20대 때의 제가 다르고, 20대 때의 저와 연기를 하기 전의 제 모습도 다르다. 그래서 어떤 한 모습이 저랑 비슷하다고 할 수 없다. 계속 적응해 나가는 중이다.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 연기에 적응해 나가고.Q. ‘신과 함께’ 시리즈에 ‘손 the guest’까지. 최근 하는 작품마다 다 잘되고 있어서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크겠다.김동욱: 이제부터 또 고민해서 골라야겠지만, 매번 같은 생각이다. 작품이 잘 돼야 한다는 흥행에 대한 부담보단, 다음 작품에서도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작업했으면 하는 바람. 그게 우선이다.Q. 그래도 이번에 하도 진을 빼서, 다음 작품에선 밝은 연기를 하고 싶을 거 같다. 김동욱표 로맨스 연기를 기대하는 시청자도 많다.김동욱: 딱히 장르를 구분짓고 싶진 않지만, 심리적으로 밝고 안정적인, 특히 깨끗한 곳에서 찍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웃음) 물론 로맨스 연기도 하고 싶다.Q. 2004년에 데뷔했으니, 어느덧 데뷔 15년차다. 이 긴 시간동안 배우로서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다면?김동욱: 가장 큰 힘은 가족들이다. 가족들은 어떤 순간에도 가장 힘이 되는 존재이고, 제가 치열하게 꿋꿋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다. 또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누군가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느 특정 한 사람은 아니고, 그럴 때마다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거 같다.Q. 배우 일을 포기하려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는 말인가?김동욱: 물론이다. 여러번 있었다. 가볍게 넘어간 적도 있고, 진지했던 적도 있다. 그런 순간들이 종종 온다.Q. 그런 힘든 시기를 잘 버텼기에 김동욱표 ‘신과 함께’의 수홍과 ‘손 the guest’의 화평을 볼 수 있었던 거 아닌가. 배우로서 정말 대단한 2018년을 보냈다. 올 해가 끝나가는데, 연말 계획은 어떻게 되나.김동욱: ‘신과 함께1’이 끝나고 인터뷰에서 “2018년이 순식간에 바쁘게 지나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 그렇게 지나온 거 같다. 눈 깜짝 할 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고마운 한 해였다. 연말 계획은 아직 특별히 잡힌 건 없고, 당분간은 쉬면서 보낼 예정이다..[인터;뷰] 김동욱 “‘손 the guest’ 흥행, 뿌듯하지만 고민은 계속” <헤럴드경제> <네이버뉴스링크>손예지 기자“진화와 생장이 극복이나 성장의 동의어가 아니라는 사실” 천희란 작가의 단편소설 ‘다섯 개의 프렐류드, 그리고 푸가’(2016)에는 이런 글귀가 나온다. 나이듦에 따라 쌓이는 경험이나 노련함이 진정한 의미의 ‘발전’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이는 배우 김동욱이 15년째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는 데뷔 때부터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평을 달고 살았다. 작품의 흥망에 따라 칭찬의 크기는 달라졌지만 작품성과 별개로 김동욱의 연기력만큼은 늘 높이 평가받아왔다. 게다가 지난해 히든카드로 출연한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이 대박을 치고 올해 후속편인 ‘신과 함께-인과 연’ 개봉에 이어 최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손 the guest’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극을 이끈 김동욱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그러나 김동욱은 여전히 고민한다. 캐릭터를 어떻게 수월히 표현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본인의 선택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이해하고 그려낼 수 없었을까 늘 의문을 품고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작품마다 이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김동욱의 목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연기를 찾는 것이다. “‘발전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대신 계속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손 the guest’ 촬영이 끝나자마자 스킨스쿠버를 다녀왔다고요?“최종회 구마 장면을 바다에서 촬영했잖아요. 그 좋은 바다를 일하러 간 게 속상해서요. 놀러 다녀왔어요(웃음)”▲ 작품을 끝낸 기분은 어땠나요? 헤어 스타일도 짧게 다듬었네요“후련했어요. 헤어스타일은 촬영하면서 머리카락이 끊어질 정도로 손상이 많이 되고 이마에 트러블도 너무 많이 생겨서 민 거예요. 10월 31일, 동해 촬영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자마자요”▲ 촬영이 고됐나봐요“쉽지 않은 작업이었죠. 캐릭터 분량도 많고 밤에 찍어야 하는 장면도 많았거든요. 극 중 성당은 청주, 외가는 청산도, 드라마 세트는 경기도 이천에 각각 있었는데 16회 동안 그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찍어야 하니 엄청 났죠. 일주일에 하루씩 쉬는 날이 생기긴 했는데 촬영이 끝나면 새벽이었어요. 지방에서 올라오면 아침이나 낮이 되었고요. 잠깐 자고 눈 뜨면 다시 밤인 거예요. 그러면 대본 읽고 다음 날 또 촬영하러 가는 패턴이 반복됐어요”▲ 감정적으로도 표현이 쉽지 않은 캐릭터라 더 힘들었겠군요“감정이 깊고 센 장면들이 워낙 많아서요. 준비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상대 배우와 서로 에너지를 쏟아내는 촬영 자체도 지쳤어요. 그렇다고 중요한 장면을 힘없이 끝내면 안 되니까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해야했어요.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화평이도 힘든 애였잖아요. 나만큼 잠도 잘 못 잤을테고(웃음) 체력이 달릴 때마다 ‘오늘 감정 잘 잡히겠구나’ 생각하면서 위안 삼았습니다”▲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쓴 것은 무엇인가요?“인물의 톤을 어떻게 맞춰야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특히 최종회에서 화평이가 박일도를 받아들이잖아요. 단순히 화평이가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보이기보다 변화한 인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감정이 시청자들을 설득시킬 수 있도록 전달하고 싶었어요. 동시에 시청자들이 이질감을 느낀다거나 불편해하지 않는 선을 찾아야 했죠”▲ 박일도에 씌인 화평의 모습은 최종회 백미였습니다“사실 불안했어요. 모니터를 전혀 못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내가 생각하고 잡아간 그림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확신이 없었죠.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했어요. 대본을 받고 나서 내가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는 가정 하에 그동안 그려진 부마자들의 모습, 화평이가 최윤(김재욱) 강길영(정은채)과 함께한 모습들을 함께 떠올리면서 (빙의된 화평을) 구체화시켰죠. 박일도를 받아들인 화평이는 이성적인 모습이기를 바랐어요. 감정에 휘둘려 폭력을 행하는 게 아니라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폭력이라는 느낌으로요. 그래야 박일도가 빠져나간 뒤의 화평이와 더 대비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화평을 연기하는 김동욱을 보면서 ‘실제로도 말못할 사연을 가진 게 아닌가’ 궁금해 하는 시청자가 많았어요“우리 가족 되게 화목해요. 친구들하고도 잘 지내고요. 실제로는 귀신도 무서워해요(웃음)”▲ 천주교 신자죠?“맞아요. 실은 그동안은 성당에 잘 안 나갔어요. ‘손 the guest’를 계기로… 신실해졌다기 보다는 ‘다시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작품에 몰입해 악몽을 꾸진 않았나요?“꿈은 정말 많이 꿨어요. 가위도 눌리고요. 정말 다양한데 대부분 사건사고가 일어나서 도망치고 누군가를 구하는 내용이었어요. 일어나면 지치기도 하고 희열도 느껴요. 내가 또 많은 사람들을 구했구나…(웃음)”▲ 최윤 역의 김재욱과는 MBC ‘커피프린스 1호점’(2007) 이후 11년 만의 재회였습니다“너무 편했어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으니까 믿고 연기할 수 있었어요. 캐릭터나 대본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혼자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통화하거나 현장에서 함께 만들어나갔죠. ‘커피프린스 1호점’ 때 이야기도 많이 했어요. 특히 은채까지 셋이서 술자리를 가지면 타성에 젖어서 ‘우리 둘이 그때 이렇게 했고, 저렇게 했고…’ 은채가 소외감 느꼈다더라고요(웃음)”▲ ‘손 the guest’로 또 한 번 ‘김동욱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들은 소감은 어떤가요?“‘신과 함께’ 시즌1~2 바로 다음 작품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좋아해주셔서 고마워요. ‘손 the guest’가 미래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고, 스스로 책임감도 더 강해졌어요. 너무 큰 보답을 받은 것 같아요”▲ 무슨 고민을 했습니까?“지금도 하는 고민이에요. 늘 익숙한 테두리 안에 머무는 게 아닌지, (장면이나 캐릭터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찾아낼 수는 없었던 건지 같은 것이요. 계속해서 배우를 하고 싶다면 숙명인 고민이라고 생각해요. 촬영 중에도, 촬영하지 않을 때에도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같은데 ‘발전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어요. 대신 계속 고민하다 보면 조금씩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손 the guest’를 통해서도 성장했다고 생각하나요?“극 초반의 화평이는 전작 ‘신과 함께’나 ‘국가대표’(2009)에서처럼 반항적이고 껄렁대는 인물이었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치열하고 절실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인물로 보이기를 바랐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이룬 것 같아요. 물론 모니터하면서 ‘아직 멀었구나’ 싶을 만큼 아쉬울 때도 있었지만요”▲ ‘아직 멀었다’니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요?(웃음)“지금 스스로 엄청 칭찬해주는 건데요?(웃음) ‘손 the guest’ 이후 뿌듯함을 많이 느꼈어요. 주위에서 좋은 말씀들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요. 그 마음과 응원을 의심하는 건 관객들을 못 믿는 거잖아요. 그 자체는 행복해요. 다만 다음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털어내려고 하는 편이에요. 전작 때문에 뭔가 해내야 한다거나 남들을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히면 더 상처받잖아요. 한 작품이 끝날 때마다 새롭게 시작해야 또 행복을 느끼죠”▲ 김동욱을 응원하는 팬들이 점점 늘어나요. 종방연 때는 팬들이 선물도 보냈던데요?“너무 고맙죠. 팬들을 보면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어요. 좋아하는 마음을 직접 표현하고 또 무엇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거잖아요. 굉장한 일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팬들은 물론 ‘손 the guest’ 애청자들이 시즌2를 바라는 것도 알고 있나요?“배우로서 출연한 드라마가 시즌제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제작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이 원해야 이뤄지는 거잖아요. 특히 ‘손 the guest’는 열린 결말이어서 다음을 보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최종회 엔딩에서 화평이가 흰색 의안을 하고 있는데 시즌2에도 이어질까요?“정말 모르겠어요. 그래서 화평이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많이 고민했거든요. 김홍선 PD님과도 계속 이야기했고요. 특수분장을 할까 아니면 렌즈를 낄까, 혹은 멀쩡한 눈으로? 그냥 흉터를 만들까, 여러 가지를 생각했죠. 의안으로 결론 지은 계기는 일단 PD님의 컨펌이 있었습니다. PD님의 의도는 여쭤보지 않아 모르겠지만요. 내 생각으로는 다시 나타난 화평이에게서 복합적인 느낌이 들기를 바랐어요. (눈의) 상처 때문에 뭔가를 잃은 것처럼 보였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또 너무 연약한 모습이어서 무능해 보이지는 않았으면 했죠. 다른 기운, 느낌이랄까요? 조금 성장한 것일 수도 있겠고 무언가에서 벗어난 느낌 내지는 혹시 다른 능력이 생긴건가? 하는 기대감도 갖게 하는 모습이기를 원했어요. 그리고 만약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변화의 여지를 줘야 하니까 일단 두 눈은 떠야겠다고 생각했어요(웃음)”.'인터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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